[오풍연 칼럼=광교신문] 다시 김기현이 앞섰다. 안철수와 김기현이 엎치락뒤치락 할 것이라고 예상한 가운데 이번에는 김기현이 오차범위 밖으로 안철수를 따돌렸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3월 8일 전당대회까지 이런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철수가 뒤집을 만한 호재가 없어서다.
안철수는 더 강한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었는데 용산 대통령실에 밀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당시는 안철수가 이기고 있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가 뒤집혔다. 역시 안철수라는 얘기가 또 나왔다. 승부사 기질이 모자란다는 것. 안철수는 영원한 2등ㆍ3등에 머물 공산이 크다.
이런 흐름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안철수가 다소 안도하는 사이 김기현 측이 맹공을 퍼부었다. 선거는 정말 모른다. 자고 일어나면 뒤집어질 수도 있는 게 그것이다. 안철수는 달리 무기가 없었다. 여론, 즉 민심에만 호소했다. 세를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선거가 여론만 갖고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13일 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484명에게 본경선 진출자 4인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김기현 후보가 38.6%로, 안철수 후보(29.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은 16.5%로 3위를 차지했다. 황교안 후보는 10.7%에 머물렀다. 기타 다른 후보는 2.3%, 지지후보 없음·잘 모르겠다는 2.1%다.
김 후보 지지도는 지난달 4주차 조사 대비 2.4%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안 후보는 같은 기간 6.1%포인트 하락해 대비를 보였다. 반면 천 후보와 황 후보는 약진했다. 천 후보는 불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 지지층과 안 후보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면서 지지도 3위를 차지했다. 천 후보가 부상하면서 김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 구도는 위태로워지는 모양새다. 황 후보도 컷오프된 후보들의 지지층을 일부 흡수하면서 직전 조사 대비 지지도를 6.9%포인트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지지층 484명 가운데 김 ·안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면 김 의원이 차기 당대표에 가장 적합하다는 응답이 49.1%를 기록했다. 안 의원이라는 응답은 42.0%로 집계됐다. 양자간 격차는 7.1%포인트로 김 후보가 오차범위(±4.45%포인트) 내에서 우세를 기록했다. '기타 다른 후보'는 7.1%, '지지후보 없음·잘 모르겠다'는 1.8%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철수에게 반격의 카드가 있을까. 당장은 안 보인다. 안철수 측도 고민이 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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