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광교신문]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전당대회인지 묻고 싶다. 우리 정치판을 30년 이상 봐 왔지만 여태껏 이런 전당대회는 본 적이 없다.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그들 모두의 책임이다. 용산 대통령실까지 가세해 말 그대로 x판이다. 처음부터 그런 낌새가 나타났다. 김-장 연대, 나경원 출마 포기, 안철수 1위 등극이 나타나면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당연히 김기현이 압도적 표 차이로 대표에 당선되지 않을까 여겼는데 예상 전략이 빗나갔다. 안철수가 치고 올라왔다. 이대로 가면 안철수 당선이 확실하다. 김기현 캠프와 용산 대통령실에 비상이 걸렸음은 물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을 민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김기현을 밀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럼에도 안철수에게 밀리니 다급해질 수 밖에 없다.
전당대회서 정책은 거의 안 보인다. 서로 상대방 흠집내기에만 매진하고 있다. 전선이 너무 넓어졌다. 여권 전체가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용산 대통령실까지 이 싸움에 끼어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설령 안철수가 도를 넘는 발언을 했더라도 국민의힘이 대응하도록 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이진복 대통령 정무수석이 국회로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방문해 항의를 했다.
이수석은 휴일인 5일 오후 이례적으로 국회를 찾아 정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뒤 "'안윤 연대', '윤핵관'은 옳지 않은 표현"이라며 안 후보를 공개 비판했다. 이 수석은 기자들에게 "안윤연대라는 표현, 누가 썼나. 그건 정말 잘못된 표현"이라며 "대통령과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얘기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도 "(안 후보가) 대통령과 자신을 동급화 한 것이나 다름없는데,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당내 선거에 자신과 동급으로 끌어들여 어떤 효과를 꾀하려는 의도 아니겠나"라며 비판에 힘을 실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을 보필하는 참모나 (대통령과) 가깝게 소통하는 사람들을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간신 취급하는 것은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욕보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실의 초강경 기류에 안 후보는 일단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그는 같은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안윤연대' 표현에 대통령실이 부적절하다고 반응한 데 대해 "(그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하셨으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죠"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이 같은 갈등을 빚어온 안철수는 6일 공개 일정 잠정 중단했다. 숨고르기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여론의 움직임을 볼 듯 하다. 아직 컷 오프도 안 했는데 엉망진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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