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음식 감자탕엔 삶의 애환이 깃들다
서민음식 감자탕엔 삶의 애환이 깃들다
  • 광교신문
  • 승인 2013.01.25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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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으로 끊여 고깃내 없애

 

“잠시 일본에서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일본에서는 돼지고기만 먹고 뼈를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주위 일본인에게 돼지 뼈를 고아 국을 맛 보였더니 맛이 좋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서 생활하는 동안 황태요리와 영양돌솥밥도 개발했지만 귀국한 뒤로는 감자탕에 전념했습니다.”

포곡읍 전대리 130-1, 삼계교 건너 전대리 방향 150m지점에 13년 동안 한자리에서 감자탕을 고집하는 황순옥 옛날 감자탕이 자리하고 있다.

 

“메뉴는 감자탕뿐인데 감자탕집은 많고...” 처음 상호를 결정하기가 애매했던 황순옥 대표는 가족회의를 통해 ‘황순옥 옛날 감자탕’이란 상호를 결정했다.

조미료 대신 한약재를 사용했고 처음 13가지 한약재는 지금 17가지로 늘었다. 황 대표는 “감초는 달콤한 맛을 내며 황기는 구수한 맛이 난다. 성인병 예방에 좋은 한약재도 들어간다. 하지만 서로 궁합이 맞는지 꼭 확인한다”며 “돼지 냄새도 한약재가 없애 준다”고 말했다.

 

 

묵은 음식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 황 대표는 “아침 재료를 준비할 때 하루 판매량을 맞춘다”며 “문 닫을 시간이면 일찍 닫던지 손님상에 양이 많아진다던지 준비된 양 만큼만 장사한다”고 말했다.

꼭 지켜야 하느냐며 미련하다는 소리도 가끔 듣지만 몸에 밴 습관은 바꿀 수 없다.

이집 감자탕은 맛이 일정하다. 끓이는 시간, 재료의 양을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 일정한 식감과 고정된 맛은 손님들의 흡족한 표정에서 느낄 수 있다.

황 대표는 “역시 이 맛이야”란 손님 반응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식당쟁이는 되지 말라는 그는 “기본부터 철저히 지키고 배우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잠깐 앞서기 위해 눈속임을 저지르거나 기본에서 벗어난다면 기업가의 자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규칙대로만 조리하면 맛, 영양 등 일정하지만 신경이 많이 쓰인다.

 

황순옥 옛날 감자탕은 국제적인 음식점으로 소문났다. 에버랜드가 근처인 까닭에 외국 손님도 자주 찾는 편이다. 물론 맛이 따르지 못한다면 외국어 걱정도 없겠지만, 황 대표는 “손님 때문에 외국어 공부를 아직도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3년전, 황 대표는 전복해물감자탕을 개발했다. 가리비, 낙지, 새우, 홍합, 꽃게 등 해물에 전복이 들어간 개발 음식은 일본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다.

생물이 재료로 들어갔기 때문에 음식을 앞에 놓고 타이머를 이용, 7분간 더 끓여야 먹을 수 있다. 이 내용은 한국인에게는 말하면 되지만 일본인은 말하기 전에 알아서 행한다. 찾은 손님 대부분이 소개로 왔고 먹는 방법까지 전수했기 때문이리라.

새벽시간부터 핏물을 제거하고 기름을 제거하며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황 대표 때문에 함께 일하는 직원이 힘은 들지만 가장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이다.

 
황 대표는 “기본기가 바르게 익혀진 사람은 어디에 가나 환영받을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은 귀찮고 괴로울지라도 손에 익으면 편하고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화장실도 깨끗하다. 황 대표의 성격을 대변한다. “13년을 이어왔지만 아직 주방이건 화장실이건 하수구 막혀서 불편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손님 들고 날 때마다 신 정리도 그녀 몫이다. 항상 반듯하게 정리된 모습이다. 황 대표는 “직원들이 나 때문에 힘 좀 들거야”라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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